본문 바로가기

Swaziland

Kaphunga 진료소 일기 (36) 9월에 일기를 썻던거 같은데, 정신차리고 나니 10월 4일이다. 사실 10월 1,2,3,일 내내 폭우였다. 말 그대로 폭우. 아프리카 식으로 표현한다면우기의 시작이었고, 카풍아 사람들 식으로 표현한다면 봄비였다. 밭을 다 태웠고, 비가 왔으니, 이제 옥수수를 심을 수 있는것이다. 근데 비가 오면 날씨가 따뜻해 질 줄 알았는데, 춥다. 10월인데 춥다. (참고로 여기는 남반구입니다...) 순수한 보리 100%로만 만든 보리밥을 배부르게 먹고 올라왔다. 설거지를 하는데, 장갑을 안끼고 하니 슬슬 주부 습진끼가 온다. 음.. 고무장갑을 끼어야 하나?; 우선 핸드크림을 발라보자- 오랜만에 문에 앉아서 일기를 쓰는데. 바람은 차갑고, 날씨도 선선하다. 한국의 가을 날씨 기분- 이곳이 봄인데도 불구하고, 그리고 같.. 더보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35) 9월의 마지막날이다. 지난번에 지나간 두달과 남은 두달이라는 이름으로 글이 올라갔는데, 사실 오늘이 도착한지 정확히 두달 되는날. 하지만 11월 30일에 떠나지 못하고 조금 일찍 떠나가기에 그런 글을 올렸다. 어제 새벽 4시 05분경. 천둥이 들렸다. 그리고 번개를 몇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천둥. 그리고 비가 왔다. 그리고 10분뒤 전기가 나갔다. 천둥번개치면 전기가 나간다던데 정말 전기가 나가 버렸다. 비오는날은 환자도 없다. 정말 오늘은 환자가 없겠지 했는데, 이런 이미 진료소에 10명가량이 기다리고 있다. 대부분 어르신들. 오늘이 연금날도 아닌데 다들 나오시다니. 8시 반부터 10시반까지 두시간동안 정신없이 진료를 봤다. 그렇고나니 좀 쉴것 같더라. 어제 밤에 잠을 설친관계로 많이 피곤했.. 더보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34) 며칠간의 두통을 뒤로 하고, 오늘 아침은 별 일 없는 아침이었다. 다만 안개가 조금 끼어 있는 아침이었을뿐, 옷을 챙겨입고 빨래더미를 등에 이고 내려가는 길이었다. 내려가고 있는데 어떤 여인이 물어본다. 자신의 발을 가르키면서, 도와달라고, 출근 길이었기에 센터로 오라고 했다. 과연 올까 라는 의문과 함께 센터에서 진료를 보는데 아까 그 여인이 들어왔다. 발을 가르키면서, 무슨상처지 하고 봤다. 그리고 차트를 보니 몇주 전부터 계속 발에 있는 욕창비슷한 피부병으로 고생해왔던 환자다. 곰팡이 감염 같다. 물론 HIV/AIDS(+)환자이고, 센터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항-진균제 크림을 다 써본거 같다. 이제 남은것은 한국에서 가져온 단 한종류. 이정도로 많이 진균크림을 발랐는데도 낫지 않는다니, 사실 진균.. 더보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33) 진료소에 한 할머니가 들어오셨다. 근데 남과 조금 다르다. 이곳 사람들과는 다른 팔찌를 양쪽에 수북히 하고 있었다. 한쪽 팔에만 한 20개쯤 되었을까 색색별로 되어있다.검정색도있고 흰색도 있고 뼈로 만들어진 것도 있다. 그리고 팔찌의 가운데는 흰색선이 그어져 있다. 동일하게. 보통 이 동네 사람들은 팔찌라는 장신구를 안하는 것에 비해서 무언가 다르다. 좀 더 중앙아프리카나 서 아프리카에 가까운 느낌이랄까? 이곳옷의 기본이 되는 천도 다르다. 이 색과 패턴은 동네에서 찾아볼 수 없는 패턴이다. 아마 나이지리아 산으로 보인다. 스와지에서 나이지리아 산 천으로 옷을 해입은 사람이라니? 게다가 옷에는 드래곤볼의 기뉴특전태 처럼 보이는 어께장식도 보인다. 귀에는 오랜 세월동안 해서 늘어질 때로 늘어진 피어싱이 나.. 더보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32) 일요일이 지나고 상쾌한 월요일 아침. 날씨도 좋고 햇살도 좋은 월요일 아침이었다. 한 아이가 아프다고 왔다. 예전와 같이 감기 증상으로 온듯한데, 이번에는 엄마도 부정기적인 질 출혈 증상이 있어서 왔다. 엄마는 경구용 피임제제를 먹는 다고 한다. . 아마 경구용 제제 때문에 오는 질 출혈이라고 생각을하고 우선 경구용 제제를 끊업고 결과를 보기로 했다. 우선 부정기적인 질출혈인데 경구용 제제를 복용한다면 그 원인일 가능성이 높으니까. 93년생 산모. 근데 아이가 작년 5월생인걸로 봐서는 조금 어린듯하다. 아직 이제겨우 만 18살이 지났는데, 작년 5월 출산을 했으니까 만 17살때 출산을 한거다. 아- 무언가 머리속이 어지럽다. 차트를 보니 07년도부터 다녔던 환자다. 근데 07년도에 아직 초경이 없다는 기.. 더보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31) 갑자기 주말에 무슨 진료소 일기일까. 이런 생각이 든다. 금요일 오전 진료 이후 48시간째 환자를 안보고 있는데, 이 묘한 기분은 뭘까? 햇빛은 조금 뜨겁지만 바람은 차갑다. 서늘한 바람이 부는 햇빛이 내리쬐는 한국의 가을 날씨다. (절기상으로 이곳은 봄인데 말이다.) 이곳에 온지 2달이 다 되어 간다. 25일이니까 정확히 2달은 아니지만 8주정도 지났다. 그 동안 많은 환자를 봤고, 많은 고민을 하고,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앞으로 나에게는 다시 2달, 8 주라는 시간이 남았다. 또 그동안 어떠한 일들이 벌어질까? 이곳에 와서 의사의 한계를 느끼고, 부족함을 느끼고, 그리고 내가 옳다고 믿었던, 진리라고 믿었던 현실들이, 사실들이 무너지는것들을 보았다. 2달이라는 짧은기간에, 또 남은 2달동안 어떠.. 더보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30) 30번째 일기다. 사실 30번째 일기는 무언가 삐까뻔쩍하게 쓰고 싶은 생각이었는데, 비가 온다. 하루종일, 폭우는 아니고 보슬보슬내리는 보슬비, 그러다보니 환자가 없다. 오전에 채 10명이 오지 않았던듯? 한국에서 쓰던 병원에서의 속담 '유비무환'이라는 말이 적용되는 날이다. 며칠전 발뒤꿈치를 다쳐서온 아이가 또 왔다. 아무래도 그때 충분히 irrigation을 안한듯해서 물로 충분히 씻어주고, 소독하고 드레싱 해줬다. 근데 그 드레싱해준 붕대를 풀기전에, 무언가 이상한것을 느꼇다. 물론 5살 먹은 아이가 발 뒤꿈치를 다쳤을 때 부터 눈치 챘어야 했던것이지만, 이 아이는 신발을 신지 않는다. 게다가 이제 상처부위에 충분하게 상처를 보호해줄만한 분대가 감기고나디 더 뛰어다니는듯 했다. 물론 자기발은 편하겠.. 더보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29) 수요일이다. 사실 수요일오후는 정신없이 바쁜 방문진료인데, 아직도 차를 기다리고 있으므로- 주말과 같은 오후를 보내고있다. 월요일 저녁에 비가온뒤로는 날씨가 추워졌다. 봄비인데(남반구인 관계로) 날씨가 더워지기는 커녕 추워진다. 바람이 서늘하다. 재미있는 가족관계의 환자가 있어 이야기를 하고싶다. 우리나라에서는 재미있거나 찾아보기 힘들 수 도 있지만 이동네에서는 그리 흔한 이야기. 아침에 출근하니 어떤 아이가 와있다. 증상은 콧물,기침,발열. 감기시럽을 주고 나서 다음 환자를 받았다. 환자는 아이의 어머니로 추정되는 여자환자, 그 이유는 아이와의 거리감이 느껴져서였을까? 아니나 다를까 그 여자환자의 주증상은. 결혼한지 2년이 넘었는데도 아이가 생기지 않아요- 였다. 그렇니까. 내가 이곳 카풍아 산골마을 .. 더보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28) 어제밤에 비가내린 이후로 하루사이에 바람이 차가워졌다. 차가운 바람이 분다. 항상 월수금이면 화상 드레싱을 받으러오는 소녀가 한명있다. 예전에 일기에서 말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지난주 금요일에도 안오고, 월요일에도 안온것이다. 뭐지뭐지하면서 궁금해 했다. 사실 기저질환으로 간질이 있는 아이로, 간질 발작때문에 오른쪽 팔 전체에 화상을 입고 지금 3개월넘게 드레싱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데, 이렇게 며칠째 안오면 걱정이 된다. 뭐 이동네 사람들 기질상 조금 나아진다 싶으면 안오기는 하는데 그친구가 요즘 약도 안먹고 그래서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안오다니. 근데 화요일인 오늘에야 왔다. 팔에 상처가 더 생겼고 얼굴에도 상처가 있다. 그리고 드레싱부위에서는 역한 냄새가 났다. 드레싱을 다시해주고 왜 안왔는지,.. 더보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27) 아침까지만 해도 태양이 뜨거웠고, 그래서 오늘 흰옷빨래도 돌려서 잘 말랐고, 저녁에는 달궈져 있는 양철지붕에서 괴로워 할까봐, 식수통을 냉동실에 열려두었는데, 갑자기 먹구름이 닥치더니 비가온다. 난 안될꺼야 아마. 뜨거운 아침해를 등에지고 진료소에 왔을때는 머리가 이미 ring-worm에 당할만큼 당해서 곪아 터진 꼬마아이가 왔다. 한국에서는 이제는 보기 힘든 기계충/도장방, 정확한 교과서 명으로는 두부백선/Tinea Capitis. 이동네에서서는 지나가는 아이를 잡으면 10명중에 7~8명은 두부백선이다. 물론 시내 만찌니 이런데 나가면 두부백선 없는 애들이 많겠지만, 이 동네는 산골이지 않니... 정확한 치료법은 항진균제를 복용하는 것이라는데, 이 동네에는 센터에는 항 진균제 경구용 제제가 없다. 어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