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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phunga 진료소 일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26) - 외전



읍내에 다녀왔다. 보통 읍내에 나갈때는 센터의 차를 이용하는데, 센터의 차가 고장난 관계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물론 대중교통이라고 말해봐야 하루에 상행 3편, 하행 3편 밖에 없는 차 이지만.. 이집트시절의 콤비버스나 관광버스를 생각하고 버스에 임하기로 했다. 먼지가 휘날리는 버스를 탑승했는데. 아차. 무언가 기분이 이상하다. 보통 4x4를 타고 다니던 험한 산중 산골 길을 버스로 타고 내려가다니, 게다가 버스의 좌석배치는 2-3 인 형태(무슨 비행기도 아니고). 이러한 버스가 언덕일을 내려가니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려가는 기분이다. 물론 안전벨트가 없는 스릴 넘치는 롤러코스터. 그래도 무사히 다녀왔다.

버스를 타면서 느꼇던점은 이 길을 버스로도 타고 다니지만 종종 사람들은 트럭을 타고, 트럭에 꽤 많은 사람을 태우고도 간다는것이다. 위험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안전밸트같은것없이 차뒤에말이다(예를들면 한국의 포터 뒤에 사람을 태우고 언덕길을 왔다갔다.) 매우 어린아이의 경우 카시트 없이 그냥 태우고 다닌다. 위험하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카시트가 보급된지 얼마 안되었고 아직 그것이 법적으로 필수 항목인지 모르는 상황이긴하지만. 몇년전 미국에 갔을 때가 생각났다. 캠프에서 마트로 셔틀봉고버스가 운행하는데, 한국인들은 그냥 2살정도 된아이를 들고 또는 무릎에 태우고 탄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그 마이크로버스(셔틀봉고)조차 카시트를 들고 한 자리를 차지하고 탄다. 무언가 자리의 occupation 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떠올랐다.

한국에서는 일반승용차에 4명만 타는것이 아니라 (운전자포함) 보통 5명까지 태우고 많을때는 그 이상을 태우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이 아닌 다른 서구 국가에서는 그 4명이상 태우는것을 경험하지 못했다. 또한 매우 어린아이를 태운다 할찌라도, 카시트의 좌석을 1인으로 잡아놓고 절때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나라같았으면 어리니까 누구엄마의 무릎위에 앉아서 가는 그런 형태일텐데 말이다. 안전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떠올랐다.

우리가 아프리카 사람들을 보며 어떻게 저렇게 위험한 상태로 안전벨트도 없이 저런길을 가지 라고 생각하는것처럼, 아마 미국과 서부유럽의 백인들은 차에 4명이상 타는 우리의 모습들을 보며, 어떻게 저렇게 많이 타지, 아이들을 카시트 없이 어떻게 태우지 라는 생각을 할듯하다. 물론 차에 5명이상이 탄다고 사람이 다치거나, 카시트없이 아기가 탄다고 아기가 무조건 다치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고가 났을때 그 파급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이 아닐까?

종종 성공이라는 명목하에, 효율성 증대라는 명목하에 안전을 무시하고 밀어붙이는 그러한 모습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우리나라가 안타까웠다. 아마 다음에, 나또한 한국에서 그러한일이 있다면, 카시트를 무조건 지지하고, 먼저의 자리로 두고, 그이외의 정확한 좌석에 사람을 태운다음. 그럴때 내가 못탈찌라도, 내가 그 여행이나 이동을 포기하거나 따로 돈을 지불하는 일이 있더라도, 그러한 안전에 입각한 좌석배분을 지지하고 싶다. 이제 그럴만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저녁 8시쯤 카풍아에 도착했다. 하현달은 아직 뜨지 않았고, 가로등은 없는 어두운 밤. 길을 빛추는 빛이라고는 종종 보이는 집들의 불과 하늘의 별빛밖에 없다. 별빛을 뚫고 왔다. 조금은 무섭기도 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시골길은. 게다가 오늘 헤드랜턴은 건전지가 다 되었는지 불도 약했다. 애국가를 부르면서 왔다. 참 길어던 12분이었다.

Kaphunga, Swaziland, Africa
17/09/2011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