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25)



금요일이다. 어제밤에는 비가내렸는데, 오늘 아침애는 해가 뜨겁게 떠있다. 아침에 옷장(이라고 쓰고 수트케이스 라고 읽는다)을 보니 속옷이 몇장 안남았다. 빨래를 해야하는 날이다. 날씨도 좋고 맘에든다. 빨래를 챙겨서 비닐가방에 집어 넣고 그리고 내려온다. 날씨가 신선하고 좋다. 비온뒤 날이 갠다고 날씨가 맘에든다.

평상시 조깅할때 하이파이브를 하고 지나치는 아이들 둘을 만났다. 종종 이친구들 조깅할때 만나는게 하이파이브를 하는데 재미 들렸다. 물론 퇴근할때 만나면 "Give me some money" 라든지 "Give me some sweets"라는 말로 날 당황하게 하지만. 오늘은 장난 치면서 일부러 하이파이브를 안했다.갑자기 작은 아이가 나에게 뛰어온다. 그리고 손을 꼬옥 잡았다.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손을 놓치않고 계속 따라온다. 아침부터 기분이 좋다. 뭔가 손목이 간질간질하다. 하하 간질간질.

그리고 내 손목시계를 풀고 있다.

그래. 내 손목시계를 풀고 있다. 그것을 눈치채니 도망간다. 다행히도 5살짜리 아이가 풀기에는 조금은 복잡한 구조의 시계버클이다만 그래도 당황스럽다. 그리고 내 뒤를 쫓아온다. 무슨 내가 빠리에 사는것도 아니고, 카풍아 깡촌에서 이런 일이라니, 가방이 열렸나 다시한번 살피고 왔다. 꽤 오래 쫓아온다. 이녀석들...

아침부터 묘한 기분이다.

진료소에 왔다. 첫환자는 지난 수요일에 봤던 그 환자. 할아버지와 꼬마아이. 전신가려움증. 항히스타민을 줬지만 나아짐이 없었다. 도대체 무슨 피부병이길래 전신질환을 호소 할까. lice 일까? 모르겠다. 오늘은 좀더 고용량의 항히스타민을 주었으니까, 지켜봐야지.

몇몇 가정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집단 피부병. 다른 무슨 불치의 병은 아니겠지..

Trabo가 왔다. 며칠전부터. 배꼽및 10cm부터 그아래로 10cm을 화상입은 소년. 9 rules 에 따르면 회음부는 몸전체 피부의1%밖에 안되지만, 정말 그 회음부에 화상을 입으니, 특히 남성 성기부분에 화상을 입으니, 이건 뭐 난감하다. 한국이라면 입원시켜서 드레싱해주고 지켜보겠지만 입원시설도 없고 그렇니 어떻게든 드레싱을 해주기는 하지만 안탑깝다. 어서 빨리 낫기를.

금요일 오후다. 그렇니까 주말의 시작이다. 내일은 읍내에 내려간다. 생필품을 사와야겠다.

Kaphunga, Swaziland, Africa
16/09/2011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