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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phunga 진료소 일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17)



벌써 8월이 다 지나갔다. 스와지에 도착한게 어제 같은데 벌써 한달이라니 빠르다.

요즘은 아이폰이 돌아와서 주로 그때 느끼는 것을 그때 트윗으로 올리곤 한다 그래서 하루를 정리하기가 힘들다. 여유만 있다면야, 하루의 트윗을 리뷰하고 그것을 위주로 일기를 쓰면 된다만 그게 가능한 아프리카인가 - 그래도 기억에 남는 위주로 남겨봐야 겠다.

#센조- 15살짜리 HIV/AIDS환자가 계속 병원에 있다고 한다. 혹시나 해서 전화를 해봤더니 (카풍아로 안온지10일째. 중간에 병원에 갔다는데 입원했다는 소문도 들리고해서) 멀쩡하댄다. 단지 카풍아로 돌아올 돈이 없어서 안 온덴다 라는 뻥을 쳤다 (갈때 왕복차비들고간거 다 알고있다.) 뭐 15살짜리 호기심 많은 소년에게 카풍아 깡촌보다는 만찌니 시내가 낫겠다만. 걱정이다.

#3주전쯤한쪽다리에만부종이있는아저씨.나는 Filariasis로 보고 알벤다졸 계속 먹이고 있는데, 그아저씨가 다른 의사 2명에게나 다녀왔다. 한 의사는 감염으로 생각하며 항생제를 주고 있고 다른의사는 부종이라며 이뇨제로 물 빼고 있다. 근데. 이뇨제준 의사야. Bilateral(양쪽) 아니라 Unilateral(한쪽) 이면 systemic(전신질환) 보단 localized(국소화된) 된 병 아닐까?

사실 매일 보는환자의 강도들이 처음에는 쎘기 때문에 쓸말이 많아지는데, 요즘은 뭐- 트윗때문에 집중력이 흐려진듯하기도 하고 매일 보는 그환자가 그 환자이다 보니 별로 재미있는 이야기도 없는듯 하고- 뭐. 이제 슬슬 벌써 매너리즘에 빠져가나 싶다.

사실 그러하기도 한게, 머리속에 남을만한 어려운 환자들은 대부분 HIV/AIDS를 깔고 그위에 열대감염성 질환이나 열대성피부질환 등을 가지고 오는데, 이건 뭐랄까 대한민국의 의과대학에서 절때 배우지 듣도보지도 못한 병들일 가능성이 높기에 어지럽다. 멘슨열대의학과 해리슨내과학을 피고 보지만.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나아짐이 있을까? 과연 나에게.



아- 아까 마지막 방문진료를 하는데, 9개월된 아이가 눈병에 걸린듯 했다. 안약을 주러 가는데 보통 9개월이면 눈에 손을대거나 안약을 넣으려고하면 엄청난리를 치는데, 아이가 갑자기 하늘을 보더니 눈을 깜박깜박 거리면서 안약을 넣어주세요 라는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그 묘한기분을 뒤로 하고 안약을 넣주고 왔다.

한달간 17개의 일기- 벌써 매너리즘이라면 어떡하지?
트윗을 줄여야 겠다. (과연)
그리고 순간에 집중하고 그 순간을 돌아보며 정리해야 겠다.

다시 상현달을 바라보며 달이 차오르고 있다-


(오늘일기는 정말 산만하다.)

Kaphunga, Swaziland, Africa
31/08/2011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