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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phunga 진료소 일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4)


수요일 방문진료를 가는 날이다. (드디어 차를 고쳤고 찾아왔다는 말이다!)

그전에 어제 오셨던 할아버지의 병을 찾아냈다.

Filariasis 라는 기생충으로 주로 림프절에 기생하며 hydrocele 이나 elephantiasis 등을 야기한다. 치료법은 DEC제제 법이 있는데. DEC제제법은 기생충을 직접죽이는것이 아니라 기생충을 변화시켜 숙주의 면역체계를 통하여 기생충을 제거 하는 방법인데, 환자가 HIV(+)인 환자로 -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관계로 - DEC요법을 사용하기 꺼려졌다. 물론 우리 보건센타에 DEC도 없다. 멘슨 열대의학 책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내과학 해리슨책에 나와있는데로 Albendazole bid 14days 로 가기로 했다. 내일 진료소에 오신다면 치료 시작이다. 더 나빠지기전에, 피부에 다른 감염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치료를 시작해야겠다.

그래 방문진료의 날-
몇일전에 보았던 그 나랑 같은나이의 AIDS환자 집에 다시 갔다. 그녀의 방은 여전히 축축하고 어둡고, 오래된 담요를 덮고 있었다. 설사는 계속 지속되었다고 했다. ORS를 하루에 2팩씩 먹으라고 권유하고, 괜찮다면 힘이된다면 밖에 나와서 햇빛도 쐬라고 이야기를 했다. 환자의 예후를 평가하는 가장 큰 것이 어떠한 검사결과도아니라 general morphology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많이 안 좋아보였다.다음주에 방문했을때는 건강하기를 빈다.

그 15살 짜리 소년의 집으로 다시 갔다. 설사를 계속 심하게 한다고 한다. 그리고 설사에서 피가 보인다고 한다. 일반인도 혈변을 볼경우 문제가 되는데, AIDS환자가 설사라니.. 우선 큰병원으로 가보라고 말하기전에, DRE(수지직장검사)를 해보기로 했다. 의대를 졸업하고 임상에서 처음으로 하는 DRE가, HIV(+)환자를 대상으로, 집에서 이루어지는 검사라니. 내 운명도 참. 환자의 항문주위에 Wart등이 보이기는 했지만 DRE에서 피는 보이지/나타나지 않았다. 이건 다행인것이 아니라 그 피가 윗부분에서 나온다는 말이다. 이 친구에게도 ORS와 항생제를 줬다. 하지만 피가 섞인 설사가 계속된다면 큰병원에 가보라는 말과 함께-

그뒤 여러 가정들을 방문했다. 대부분의 가정은. HIV(+)환자들이고 멀리 있기에 우리 진료소를 방문하기 힘든 환자들이다. 마지막에 방문하였던할머니의 집. 작은 움집에서 불을 태우고 계셨다. 그리고 HIV(+)그리고 TB(+), 결핵이라는 병 자체가 잘 먹고 잘 쉬고 그리고 약을 잘 먹는 상황에서 낫는다고 배웠는데, 실내에서 불을 태우는 상황에 TB라니... 참 아이러니 하다.

못먹고 가난하기에 HIV에 감염되고 TB에 걸리는것일까? 왜 환자중에는 그런 사람들이 더 많은것일까. 아니면 그런 환자들만 방문하는것일까? 부자이고 배부른 HIV 환자들은 좋은 병원에서 잘 치료받고 있을테니까?

그 할머니의 집에 있는 작은 꼬마의 머리에서 무언가를 보았다. 이곳이 오래일하셨던 분에게 여쭈어보니 ring worm이라고 한다. 머리에 기생충이라니, 근데 생각해보니 아까 전에도 그 ring worm때문에 약을 처방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기생충으로 고통 받는다. 그리고 고혈압과 당뇨병도 있다.
Communicable disease 와 Non-Communicable disease가 공존하는 그곳- 그곳이아프리카인듯하다.

달은 점점 차오른다. 몇일내로 보름달을 볼 수있을듯 하다.
방금 집에 들어오다가 달빛에의 한 그림자를 보고 놀랐다. 달빛 그림자라니.


Kaphunga, Swaziland, Africa
10/08/2011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