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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phunga 진료소 일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2)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 왔다.
아무일도 없었을듯 한 주말 (실은 그렇지 않았고) - 그리고 환자가 많았을듯한 월요일 (하지만 그리 많지 않았다)

원래 일요일. 그니까 주일 안식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차량이 없어서 매주 수요일 방문진료를 갈 수 없는 관계로, 차가 있는 일요일에 방문진료를 떠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주말의 오후시간의 Gordis아저씨의 Epidemiology 책을 읽는 시간으로 삼고있었는데, 그덕에 이번주에는 주중에 틈을 내서 그책을 읽기로 했다.

먼 지역으로 이동하는 방문진료-
차를타고 그리 20~30분정도 이동하였나? 내가 살고있는 지역 카풍아 라는 곳이 해발 1100고지라는것과 산지라는것을 가만한다면 꽤나 먼거리이다. 처음 방문한 환자는 나랑 같은나이의 HIV/AIDS환자.

그녀가 지내고 있는 집. 또는 방은. 움집같은것이였다. 벽돌과 흙을 섞어서 원형의 방을 만들고 그위에 갈대등으로 지붕을 만든집. 창문이나 전기 따위는 들어오지 않는다. 별로 좋지 않은 먼지냄새와 사람의 오래된 냄새 그리고 환자의 냄새가 뒤섞여 있는 조금은 습기찬 불쾌한 공간. 그러한 방안에 나랑 같은나이의 스와지의 여성이 오래된 담요를 뒤집어 쓰고 누워 있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일을하다가 HIV(+)인 것을 확인하고 스와지로 돌아왔다는 그녀. 상태는 매우 안좋아 보였다. 머리 위에는 코카콜라페트병에다가 ORS를 녹인것처럼 보이는 오렌지색 액체가, 그리고 밤에는 불을 가져다줄 양초와 성냥 그리고 몇가지 ALT약들과 면역증강제 등이 있었다. 사실 잘 먹어도 낫기가 힘든병이 아니 유지 되기가 힘든병이 HIV/AIDS라고 생각되는데, 그런 주거 환경에서 그정도의 위생상태로 별로 좋지않은 음식을 먹으면서 살아 남는다는것이 안타까웠다. 몇주전에 있었던 설사는 멈추었다고 했다.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지만. 계속 되는 기침은 머리속에 HIV/AIDS의 합병증으로 배웠던 여러가지 폐질환을 스쳐가게 했다. 소화가 아직 잘 되지 않기에, 소화가 잘 되는 몇몇 통조림을 건네주고 다음 방문으로 넘어갔다.

CD4+ 숫자가 낮아져서, 다른 합병증들이 발병하고 병원에 입원한 환자, 부모가 HIV로 이미 죽고, 혼자 살아남아있는 15살짜리 소년. 고막은 이미 터져있고 고름이 가득차있어 몇개월째 항생제를 먹었지만 낫지 않는 상황이었다. 오래전 HIV(+)임을 확인하고, 모든것을 포기하고 방에서 죽을 것만 기다리다가 5살 짜리 딸이 HIV로 죽는것을 확인하고 정신을 차리고 작은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아줌마. 이 아줌마가 왼쪽 가슴이 아프다고 했었을때는 머리속에 모든 관련 질환이 떠올랐다가, 5일전 자동차에서 내리다가 문에 그 부분을 부딛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머리를 돌렸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집은. 집에 아무도 없었다. 부모가 둘다 HIV로 죽고 주위 이웃들이 돌보고 있기에, 먹을것과 다른 비타민제등을 주러 방문했었지만, 교회에 갔기 때문에 (그래서 방문진료를 수요일 오후에 했었나보다) 돌아오려고 했는데, 그들이 주로먹는 식재료인 옥수수.창고가 염소떼들의 습격을 받고 열려있었다. 비와 이슬과 햇빛과 바람등으로 말라 비틀어져있는 옥수수. 그것을을 하나씩 다 띄어내어 맷돌에 갈고 그것을 물에 넣어서 펍이라는 형태로 먹는 것이 이들의 주식인데, 그들의 그 주식꺼리인 옥수수가 염소떼의 습격을 받아 창고에서 떨어져나와 무자비하게 먹힘을 당하고있었다. 꽤나 많은 부분이 먹혀버렸지만, 다시 창고로 돌려서 넣고, 문을 잠구고, 염소떼를 쫓아버렸다.

별로 많은 일를 하지는 않았지만, 고도가 높기에 힘들었다. 아니 갑자기 나와 같은나이의 다른 상황에 있는 친구를 맞이했기에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것일까? 그렇게 일요일의 해가 저물었다.

-오늘은 월요일.
주말 동안에 환자가 오지 않아, 많은 수의 환자들이 올 줄 알았는데, 그렇게 많은 환자들이 오지는 않았다. 그래도 오는 수 만큼의 감기환자들과 관절염 환자들이 왔다. 막 점심을 먹기전에. 10대 중후반가량의 소년 2명이 방문했다. 한 친구의 눈은 누구한테 맞은듯이 크게 부어있었다. 동네 친구들끼리 싸움을 하다가 당한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마을의 한 무당(WitchCraft)이 어떤 사람에게 점을 쳐주고 말하기를, 사람의 두눈을 뽑아서 가져온다면 다른곳에 취직을 할 수 있게 된다, 라는 말을 듣고, 그친구를 습격했다고 했다. 다른 친구의 말로는 그친구의 눈이 거의 다 뽑힐뻔했지만 막았다고 했다. 눈을 보니, 이미 그 눈은 사팔처럼 다른쪽 눈과 동조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움직일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시신경은 이미 손상된 상태. 그 손상된 눈으로는 아무것도 볼 수 없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직 눈이 eye ball에 붙어있는것을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되는 순간이었다.

오늘이 정확이 아프리카로 돌아온지 1주일 되는날이다.
잘 돌아왔는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하고, 내가 정말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한다.

집 밖의 개들은 짖고 있고, 아직 반 밖에 차오르지 않은 달은 동네를 비추고 있다.

Kaphunga, Swaziland, Africa
08/08/2011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