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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보건지소이야기

3주차 5일

어느새 빠르게 주말이 지나갔다. 


주중에는 신전에, 주말에는 서울에 그렇게 주로 지낸다. 

사실 주말에 서울 올라가면 무슨 유럽 배낭여행하듯 빠르게 서울을 지내고 온다. 그리고 이번 주말에도 그럴껏 같은 예정이 었으나 그래도  천천 히 가자라는 마음을 먹었는데 가능하기를 빈다. 


점심을 먹고 지소로 내려가니 할미 한분이 와계셨다. 그러니까 지난 출장 진료 때 만났던 할미. 


할미는 

"아따 이제 주말에 서울 올라가려고 짐싸려면 바쁘당께" 라며 상황을 아신다. 


여사님 두분이 안 계신 관계로 (한분은 연가, 한분은 출장진료) 무언가 제한이 있는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할미가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검정색 비닐봉지로 둘러 쌓인 무언가. 


"어서 빨리 차에다 집어 넣어 " 라며 봉지를 건네신다.


"찹쌀이랑께, 찰밥해먹어. 찰지게 맛있어, 서울 올라가면 해먹어" 라며 건네신다


하. 주민들에게 이런거 받으면 안되는데, 그래도 주신것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할미의 자식이야기, 아들이야기 이런저런 


그리고 팔다리가 아프다며 침을 놔달라고 부탁하시는데, 어쩔 수 없이 양의 인지라 침을 못놓는다.


"할머니 저는 침 못 놓아요" 라고 말을 하니 


"버러지같은놈, 침놓는거 하나 못배우고 뭣하고 살앗당께" 라며 찰진 욕을 해주신다

(설마 찹쌀 주셔서 찰진 욕을 하시나, 아 이건아닌데...) 


그래도 침대신 진통제를 드렸다. 그리고 잘 가시라고 인사를 하니 


반갑다며, 손을 잡으신다. 나도 모르게 손을 양손으로 잡고, 아니 할머니를 안아버렸다. 

원래 저나이쯤 되시는 어르신은 안는것. 포옹 하는것이 어색하시는 분들이다. 

그래도 팔을 뻗어 내등을 쳐주신다. 


할미 한테 침을 못 놓아 드렸는데, 되려 할미가 나에게 침을 놓았다. 내 등에다가 토닥토닥 쳐주시면서- 


주말의 시작이구나. 그래도 아직 퇴근까지는 세시간 정도 더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