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72)



밤새 비가 왔다. 밤에 10시쯤 일찍 자고 새벽 5시쯤 일어났는데, 계속 비가 온다. 아직 이곳을 떠나기전에 해야하는 빨래들이 많아서 정신이없는데;; 이런, 아침에 화장실에 가는길에 집주인 아저씨에게 비가 온다고 투덜거렸더니, Good Rain이라며 좋아한다. 그래 나에게는 빨래를 하지 못해서 나쁜 비 이지만, 이곳에서 살아야 하는 그리고 이제 경작을 해야하고 밭을 갈아야 하는 이 사람들에게는 좋은 비인것이 틀림없다.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섰다. 안개비다. 안개인것인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아침에 안개가 끼면 낮에는 해가 뜨겠지하며 빨래감을 들고 왔다.

빨래를 돌렸는데, 하루종일 비가 온다. 아 난 안될꺼야, 긴팔의 모든 옷을 돌렸는데, 이거 비가오고 날씨는 춥다. 아 도대체 난 어떻게 해야하는것일까? 정신이 없다.

발바닥 아래가 아퍼서 제대로 걷지 못한다는 한 아이가 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번주 월요일에 왔던 아이다. 혹시나 다른 의심질환이 아닐까 진통제랑 항생제를 주었었는데, 진통제와 항생제 그 어떤것도 듣지 않고 그래도 발바닥 뒤꿈치가 아프다고 말을 한다. 무엇일까? 엄마가 이곳 진료소에 원하는것은 물리 치료이다. 아이가 제대로 걷지 못하니까.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걷기를 바라는 것이다. 근데 이건 그러한 물리치료로 나아질 병으로 보이지않는다. 아마도 발바닥에 어떠한 해부학적이상이나 다른 무언 가가 있는것 같다. 근데 정확한 그것에 대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서 단시 걷기만을 원한다.

엄마에게 설명을 했다. 아이가 이렇게 걷지 못하는것은 발이 아파서인데, 이 발바닥 뒤꿈치가 아픈 이유를 나도 도대체 모르겠다고, 정부병원에가서 다른 영상의학 검사등을 받아보고, 그리고 난 뒤에 그 원인을 찾고 그리고 나서 그 원인을 없애야지 이 아이가 아프지 않고 걸을 수 있다고 말이다. 이제서야 엄마는이해한듯 싶었다.

그러고 몇몇의 환자를 더 보고 그렇게 정신 없이 오전이 지나갔다. 오후시간에는 머리를 했다. 사실 오후 내내 옆건물에 한 방에 앉아서 머리를 하느냐 정신이 없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순간에도 새로운 머리에 적응이 되지 않아 어색할 따름이다. 하지만 이런 어색함과 분주함이 많은 것이 지금의 내 감정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곧 떠나야 하기에 정신없고 부산한 모습, 정말 지금 내 마음의 상태가 그럴꺼 같다.

하루종일 비가왔다. 빨래는 마르지 않았다. 그리고 내일이 마지막 진료일이다.

Kaphunga, Swaziland, Africa
24/11/2011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