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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phunga 진료소 일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65)


어제밤에는 그렇니까 13일 밤에는 비가 왔다. 그렇고 천둥 번개가 쳤다. 사실 어제 오후부터 저쪽 시내에 천둥번개가 쳤는데, 조깅( jogging ensemble) 을 하려고 옷을 갈아입고 귀에 이어폰 꼽고 나가서 센터 앞 공터에 다달아서 한 바퀴 정도를 뛰니까 저쪽 시내쪽 위에 있는 구름에서 번개가 내리치는게 보이더라. 그렇니까 번개가 막 하늘에서 생겨 땅으로 내리 꼽는게 눈에 보이더라. 한번이 아니라 여러번보이더라.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했다고 했지? 그렇게 난 놀라서 센터로 들어왔다. 그렇게 집에 들어가니, 비가내리치고 천둥번개가 치는게 느끼더이다. 인간이란 학습의 동물. 전기가 끊기고, 비가내리고, 천둥번개가 치는날에는, 주저 없이 핸드폰 전원을 끄고, 노트북 전원을 끄고, 침대를 창가에서 멀리 두고 몸에 있는 쇠붙이를 다 띄어놓고 자야한다는 것을 배웠달까, 그렇게 저녁 7시에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눈을 뜨니 아침 6시 11시간을 잤다. 비가오고 천둥번개가 치며 전기가 끊기니까 잠을 많이잔다. 그래서 오늘은 개운하다.

개운한 몸을 가지고 하루를 시작했다.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착각. 오늘은 펜션데이(연금주는날)이었다. 카풍아 지역에 있는 65세 어르신들을 대상으로한 연금이 지급되는 날이다. 그렇니까 .65세 어르신들이 대거 우리 센터 바로 옆 카풍아 경찰서로 오는날이고, 겸사 겸사 약을 받으러 진료소로 오신다. 지난 금요일 의료봉사에 대해서 고민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수많은 환자들을 보게 되었다. 그렇게 끊임 없이 파상공세로 밀려오는 관절염환자를 보는날이었다. rubbing stuff로 소문이 나있는 멘소레담과 이부펜을 한없이 처방한 날일까... 그와중에도 몇몇 환자들은 기억에 남는다.

관절염위주의 환자가 대부분인 오늘같은날. 복부통증으로 온 환자가 있었다. 정확한 환자의 주 증상은 배가 아프고 단단하다 였다. 그리고 부가로 변을 보기 힘들다도 있었다. 환자의 배를 보았다. 단단하다. 꼭 복수환자의 배처럼 단단하고 그리고 배꼽이 튀어나왔다. 배꼽을 누르니 들어가지만 뭔가 느낌이다르다. 이건 어떤 부종의 종류가 아닌듯하다. 복부 전체가 딴딴하다. 뭐랄까 예전에 일반외과 실습돌때, 3년차 선생님이 복막염환자 배를 보여주면서, 이렇게 복부 근육이 딴딴하게 뭉친게 아닌데 응급이라고 콜하면 혼난다. 라고 하면서 보여줬던 복막염환자의 배처럼 배가 딴딴하다. 이런, 빵배(panperitonitis/복막염)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에게 언제부터 배가 아팠는지 언제부터 배가 이렇게 단단했는지 물어봤다. 적어도 48시간 이내라면 이건 엄청 초응급인 상황. 하지만 환자의 대답은 30. 일 이었다. 대략 한달전부터 복부가 딴딴해 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니까. 한달정도 지속된 복부의 경직(?!) 이건 빵배는 아닌듯 하다. 뭘까.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환자 에게 말 했다. 정확한 검진이 필요한데 진료소에서는 힘들듯 하다. 정부병원에가서 X-ray 나 CT를 찍어보고. 필요에 따라 혈액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니까 '큰병원'으로 가보세요 라는 전원을 내렸다.

근데 환자가 말을 계속한다. 자기는 암이 있다고, 방광어딘가에서 시작된 암이 있는데, 그것이 퍼졌다 고 이야기를 한다.

아. 그렇니까 이환자는 방광암으로 시작 되었다가 복막으로 전이가된 환자 같다. 갑자기 머리가 햐얗게 변했다. 아마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일까? 그리고 이러한 상태에서는 정부병원에서 수술을 할 수 없기 때문을 알기 때문일까? 아니면 수술을 해줄수있는 병원이 있다고 해도 그 돈이 너무 비싸기에 이 환자가 수술을 받을 수 없는것을 깨달았기 때문일까?

작년 이맘때쯤 잠비아에 다녀온 친구의 말처럼, 차라리 와서 감기환자만 보고 가는 의료봉사 보다는 차라리 외과수술팀이 짝을 이루어 1년에 몇번 씩 또는 몇주정도 이곳에와서 이곳에서 차마 실행하지 못하는 수많은 외과수술들을 와서 하고가는것이 더 낫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병원과 짝을 맺고 정부병원에서 기술때문에 부족한 인력때문에 또는 재정적인 여유때문에 차마 실행하지 못하는 수술을 하면 많이 좋아지는 질환들에 대해서 도움을 주고 간다면 그것이 낫지 않을까? 물론 정부병원에서 정부 각료나 또는 힘있는 사람위주로 환자를 뽑을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말이다.

점심을 먹고 진료소에 가니 아까잠시 오전에 왔다가 다시 온 백인 부부가 와 있었다. 요동네 그니까 지난주에 의료봉사 갔던 마ㅉ야나 지역에 현지식 체험이 가능한 호텔을 짓고있는 부부인데, 오늘은 부인이 아파서 왔다고 한다. 하아. 긴장된다. 어디가 가장 불편하냐고 물어보니, 기침이 심해서 약을 먹었는데, 그 약을 먹고난뒤 식도에 불편함을 느낀다는거였다. 과연 무슨약일까 물어봤다. 그약은 오구멘틴. 이었다.

남아공에서 온 그 백인부부의 이야기를 듣자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남아공의 병원에서는 일상적으로 항생제를 처방한다고 한다. 조금만 감기기운이 있어도 오구멘틴, 가래가 나와도 오구멘틴, UTI가 있어도 예방을 위해서 6개월간 오구멘틴. 이런 항생제의 천국이라니. (물론 필요에 따라서 항생제가 필요하다. 항생제가 필요한데 먹지 않으면 그것은 더 큰 병이 된다. 하지만 이들에게서만 들어서 한계는 있겠지만. 좀심하게 쓰는듯 하긴하다.) 그리고 이 부인은 기침을 하고 가래가 있어서 오구멘틴을 약국에서 사먹었다고 한다. 어제 3알. 오늘 2알. (그렇니까, 약국에서 항생제를 쉽게 구했단 말이지?!) 그리고 더중요한것은 여기에있었다. 침습성(쉽게 습기를 흡입함)이 강한 오구멘틴을 거의 물없이 먹었다고 한다. 갑자기 소화기 내과 시간에 배웠던 pill induced eosophagitis가 생각이 났다. (적은 양의 물만 먹고 알약등을 먹게 되어, 알약이 식도에 달라붙어 부식성 식도염을 만드는경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내시경을 해봐야 겠지만, 여기엔 그러한 장비는 없다. 우선 부인에게 다음부터 약을 먹을 때는 충분한 약을 먹으라고 했다. 그리고 기침과 가래에 있어서는 TB검사를 받아보라고 이야기를 했다.

부인은 말했다. 자기들은 TB지역에 그렇게 노출된적이 없어 TB검사를 받아본적이 없다고, 하지만 이 사람들이 지금 거주하는 지역은 스와지랜드이고, 전체 성인 인구의 최소 1/4이 HIV양성 환자이며 그로 인해 상당히 많은 수의 인구가 TB에 노출되어있다. 아마 남아공 백인지역에만 있던 사람들이 스와지랜드에서 살아간다면, 분명히 TB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또한 이사로 인해 이들의 스트레스또한 높을터. (물론 나는 대한민국에서 왔기때문에 결핵에 강하다.(?!?!?!) ). 물을 많이 먹으라는 이야기와 필요한것이 아니라면 항생제를 먹지 말라는 말 그리고 정부병원에서 가래검사와 가슴사진을 다시 찍어보라고 했다. 결국 이것도 '큰병원'으로 전원인가...?

그렇게 폭풍같았던 하루가 지났다.
근데 오늘도 전기가안들어 온다. 그리고 하늘은 적란운이 많다. 아마 오늘 밤에도 비가오고 천둥번개가 칠듯하다. 오늘도 일찍 자야겠다.

ps: 아마 제 일기에 나오는 의학적인 정보들은 옳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모두 믿지는 마세요.

Kaphunga, Swaziland, Africa
14/11/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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