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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phunga 진료소 일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50)



50번째 일기. 별다른 특별한 소감이나 이야기는 없다. 단지 매우 더웠던 주말이 지나가고 월요일이 왔다는것. 토요일에는 12시간을 자고, 일요일에는 4시간밖에못자 지금 매우 피곤하고 졸리다는것 밖에는. 너무 졸린관계로 오늘은 병가를 내고 싶었지만. 대한민국 공교육 12년의 세뇌로 인해 개근을 미덕으로 알고 내려갔다. 몸은 피곤하고 졸리고 제정신은 아닌 상황.

이미 환자들은 많이 와있었다. 그래도 날씨가 더워서인가? 지난주의 많았을때 처럼 많지는 않고 그냥 그럭저럭 쉬지 않고 계속 보면 될정도의 환자들..

첫환자는 감기환자였다. 정확히 이야기를 하면 감기 걸린 3-4살 가량의 아이들 데리고 온 어느 아주머니, 아이에게 열이 나고 기침이 난다는 것이었다. 일주일의 첫 시작을 기분좋게 해열제 시럽과 기침시럽을 처방했다. 그리고 약을 주고 복용법을 이야기 해줬다. 그런데 갑자기 아주머니가 자기 눈을 가르키며 뭐라고 말을 했다. 음, 이 아주머니 자기 눈도 안좋은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에 아니라 지난번에 내가 준 약을 먹고 눈의 간지럼이 사라졌다는 이야기였다.

무언가 응원이 되는 말이었다. 내 진단이 맞았다는 이야기이고, 그 치료가 옳았다는 이야기니까.

카풍아지역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수의 환자들이 눈의 간지러움과 통증을 주소로 내원한다. 그리고 검안경이 없는 관계로 이전까지는 종종 항생제 안약을 투여하곤 했다. 하지만 몇몇 환자들을 봤을때, 1년중에 특정 시즌중에만 눈이 간지럽다는것을 기초로 삼았을때, 그리고 또한 한국에서 알러지따위는 모르고 살았던 내가 간지러움을 호소하는것을 보고, 혹시 봄 (남반구는 이제 봄이다)에 날리는 꽃가루가 아닌가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기본적인 항-알러지제제를 투여했는데, 나뿐만 아니라 수많은 환자들까지도 그 알러지에서 자유로워 졌다는것일까?

점심이 다가올 무렵 자매로 추정되는 여자 셋이 왔다. (정확히는 자매는 아니라고 밝혀졌지만). 그중 가장 어렸던 만 16살의 한 소녀가 임신검사를 받기 위해서 왔다. 이동네에서는 16살에 이미 출산한 사람도 있기에, 별두려움없이 임신검사를 했다. 그리고 결과는. 양성. 한국에서라면은 떨리는 마음에 어려운마음으로 임신 결과를 이야기 해줬겟지만, 16살인 관계로, 이미 카풍아에 익수개져 버린 나는 별다른 준비없이 바로 말했다.

"positive"

그리고 병원에 가서 기타 산전검사를 받으라고 이야기를 했다. 근데 갑자기 그 16살 소녀의 눈에서 눈물이 보인다. 울먹거리며 그리고 소리를 내며 진료소 밖으로 뛰쳐나간다. 반면 같이 왔던 두명은 배꼽을 잡으며 웃는다. 무슨연유인것일까? 한명은 따라 나가서 위로를 하는 듯했다. 왜냐고 물어보니, 단순히 복잡하고 안좋은 상황이락 말을 흐린다.

두번째 여자가 왔다. 이분의 나이는 만20살. 이 친구도, 검사를 받기 원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결과를 알려주기 싫다며, 다들 내보내고 난뒤, 자기 혼자 결과를 알고 싶다고 했다. 이 환자의 결과도 양성. 이 환자 또한 얼굴이 굳는다.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진료소를 나간다.

무슨일이 있는것일까? 이 세명의 관계는 무엇일까? 그리고 무엇이 이들의 임신사실을 그렇게 슬프게 만드는 것일까?

한국에서 배웠듯이, 이제 임신 사실에 대하여 조심스럽게 이야기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Kaphunga, Swaziland, Africa
24/10/2011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