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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phunga 진료소 일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8)



사실 아이폰이 없으니, 언제 진료소 일기를 업로드 할지 모르는 상황이고- 그러다보니 일기를 쓰는것에 게을러지게된다. 사실 한국에 있는 친구랑 연락이 닿아서, 다음주중으로 중고아이폰이 인도양을 건너서 올 예정이다 (물론 때마침 스와지로 오시는 분을 통한 인편으로)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내려갔다. 한국에서의 꽤 추운 겨울에 익숙해진 나 조차도 추워서 움추리게 되는데, 현지 사람들은 오죽할까 싶다. 사람들이 진료소에 올때면 (특히 이렇게 추운 날씨에는) 담요를 뒤집어 쓰고 온다. 말 그대로 담요를 뒤집어쓰고 오는 환자들을 보면 꽤나 재미있다.

요 몇일 간 나의 한계를 느끼게 하는 환자들이 있었다.

1주일전 진료소에서 편도션염으로 추정되는 병으로 항생제를 주었었는데, 1주일이 지나도 심해지면 심해졌지 나아지지 않았다. 더 강력한 항생제를 쓰던지, 아니면 I&D를 해야할듯 하다 (편도선염에서 I&D를 해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잘 모르겠어서 찾아 보고싶어도 지금은 찾아볼만한 책도없으니.... ) 중요한건 이환자는 HIV환자라는것.

오늘 어떤 10살쯤 먹은 여자 환자가 왔다. 오른쪽 귀가 아프다고 온것이다. 이경으로 들여다보니. 외이도의 85%정도를 어떠한 물체가 막고 있었다. 귀 내에서 고인 피딱지인지, 어떠한 이물이 들어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소아의 외이도에서 어떠한 이물을 꺼낼 정도의 장비와 실력은 없는 상황이라 돌려보냈다.

또 어떤 환자가 왔다. HIV환자. 그리고 cervical cancer진단 받은 환자. watery discharge 가 계속 vagina 에서 나온다고 한다. 보통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한가지 증상을 가지고 한가지 또는 몇가지 추정 질환을 가지고 와서 감별진단을 하거나 전체 추정 질환을아우르는 약을 처방하고는 하는데, HIV환자들은 감을 잡을 수 없는 몇가지 질환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나타난다. 사실 HIV환자에 대해서 배운것이 전무한 나로써는 뭐랄까 꽤나 난감한 상황이다.

또 하나. 이환자도 10살쯤 먹은 환자였을까? 이가 아프고, 잇몸에서 피가난다고 해서 왔다. 이를 보았다. 이가 썩고 썩어 문들어져 잇몸까지 파들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 내 어렸을적 경험상 저 정도면 엄청 아프다...) 하지만 난 치과 의사가 아니라, 또 내가 치과 의사라 할찌라도 어떠한 도움도 줄 수 없었다. 진통제말고는

그래도 나름 재미있는 환자'들' 도 있었는데, 부부가 동시에 찾아온 경우인데, 남자는 소변 볼때 통증이 있고, 고름처럼 보이는것이 나온다고 했다. 여자또한 소변 볼때 통증이 있고, 질에서 고름 처럼 보이는 무엇인가가 나온다고 했다. 두 사람다 항생제를 주었고, 검사시설이있는 병원에가서 성병(STD/STI)를 검사해보라고 했다. 사이 좋게 성병에 걸린 부부라니. 참.

비가오고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일반적인 감기나, 소화불량, 설사, 요도염 환자들은 그리 오지 않는다. 내가 무엇인가를 하기 꽤나 까다로운 환자들이 많았던 월화(15,16)요일이었다.


Kaphunga, Swaziland, Africa
16/08/2011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