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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phunga 진료소 일기 (46) 화가나고 속상하며 무기력한 날이다. 환자가 진료를 보고난뒤 고맙다며 파파야를 주고 단다든지, 날씨의 변화에 따라 환자가 변한다든지, 성병의 치료법을 3제요법에서 콘돔을 추가한 4제 요법으로 바꾸었다는 이런저런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있지만, 그건 이렇게 몇줄의 단어의 조합으로만 남기면 될듯하다. 내가정말 이곳에 있으면서 느끼는거, 잊어버리기 싫은 감정, 기억, 생각들을 남기고 싶다. 혹여 혼자서 김칫국 2000cc를 마시며, 이 일기들이 책으로 출판 되면 어쩌나 라는 인간이 광속여행을 할법한 환상을 꿈꾸며 때로는 안에서 진정 고민되거나, 또는 내 실수등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정말 내가 이 일기를 쓰는이유는 내자신이 나중에 다시 기억하기 위해서이니까, 남들의 어떠한 손가락질이 있어도, 괜찮을듯 하다. 물론.. 더보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45) 온몸이 뻐근하다. 아 정말 뻐근하다. 어제 오랜만에 장거리 운동을 해서 그런것일까? 아니면 어제 바베큐를 굽느냐고 불을 피우느냐 부채질을 너무 열심히 해서일까? 아니면 지난 토요일에 쉬지 못하고 시내에 다녀 와서일까? 오늘 아침에 눈을 떳을 때는 꼭 오늘이 일요일이기를 바랬다. 좀 쉬고 싶어서, 하지만 날짜는 17일이었고 요일은 월요일이었다. 그런거 없이 무거운 몸을 이끌고 출근. 근데 왠닐이니, 문정성시를 이룬다. 요즘들어 날씨가 좋아져서 점점 환자가 느는 기분은 들었지만. 요즘처럼 미리 부터 문앞에서 기다리는 적은 처음이다. 게다가 보조를 해주는 친구가 지난주에 바뀐관계로 일처리도 늦고, 정신없이 진료를 보다보니 오늘은 11시 30분이 되서야 숨을 쉴 수 있었다. 3시간동안의 스트레이트 진료- 보통은.. 더보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44) 주말이다. 보통 주말에는 환자를 보지 않는 관계로 그리 쓸 말이 없다. 근데 일기라는 것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다는 개념이니까, 특별히 이번주말에는 무언가 머리속에 복잡한것이 많아졌기에, 정리하고 싶은 욕심이 들기도 한다. 그리는 배부르지 않게 반그릇정도 밥을 먹고 진료소에 들어왔다. 일요일이라 환자는 없고, 음악을 들으면서, 트위터나 하겠다는 일상으로 말이다. 근데 아까 1시간전부터 트위터가 되지 않는다. 다른 인터넷도 되지 않는다. 무엇이 문제일까? 크레딧을 확인해 봤다. 크레딧이 0란드. 핸드폰에 돈이 없으니까 인터넷 접속이 안되는 것은 당연한일. 일요일이라 슈퍼는 문을 닫았고, 게다가 돈도 없다. 물론 어제 대량 구매한 에어타임은 집에 있다. 네트-로 부터 자유로운 오후라는 이야기다. 사실 답답하.. 더보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43) 금요일 오후다. 그렇니까. 주말이다. 행복하다. 사실 오전에 환자들이 조금씩 끊이지 않고 계속 계속 있었던 관계로 3시간 연속 쉬지 않고 환자를 봤더니 오늘은 정말 쉬고 싶은 그런 기분이다. 그래도 주말이라니. 오후에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가족에게 전화를 하고, 조깅을 하고 씻으면 저녁먹을 시간이 오겠지? 일주일이 참 빠르게 지나간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그 환자가왔다. 일기 (42)의 방문진료 때 보았던 발이 붓는다던 그 HIV(+)환자. 그때는 길거리에서 환자를 봐서 제대로 병력도 못들었고 신체진찰도 못했는데, 진료소에와서 환자의 병력을 자세히 듣고 그리고 신체진찰을 하다보니, 이거 뭔가 이상하다. 우선 양발이 붓는다고 했다. 특히 오른쪽 발이 심하게 붓는다고 했다. 카포시육종이나 아니면 다.. 더보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42) 맑은 날이다. 가벼운 면바지를 접고, 쪼리를 신고, 한 치수 작고 오래 입어 색이 바랬지만, 그만큼 오래 입어 내몸에 딱 맞추어진 피케셔츠 하나를 입고, 메신저 백을 둘러매고 출근한다. 오늘은 출근하는길에 주변에 좀 더 집중하기로 했다. 평상시에는 아이폰을 쥐고, 밤새 있었던 트위터의 일들을따라가려고 하지만, 오늘은 아이폰은 가방에 넣고, 한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길을 보면서, 주변을 보면서 출근했다. 사실 아침에 방문앞에 개 두마리가 제대로 누워있길래 개 사진을 찍었는데, 필름을 감고 보니 e100vs였다. 아 내 필름, 눈물이 났다. 정말로- 주변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참좋다. 염소들이 지나가고, 소가 풀을 뜯고 있고 그리고 나무들과 풀들이 보인다. 좀더 주위에 집중 할 수 있었던거 같다. 진료소에 도.. 더보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41) 전기가 나갔다. 비가오는 것도 아니고 바람이 쎄게 부는 것도 아니고, 단지 맑은 날일 뿐인데, 나의 아이폰은 이미 죽어버렸고, 휴대용 대용량 급속 아이폰 충전기인 맥북 또한 2시간 16분의 전원만 고사하고 있다. 더 해가 지기전에 전기가 돌아와야 될텐데 말이다. 그래도 진료소 일기를 올리고, 아이폰을 완충할 만큼의 시간은 남아 있는것 같다. 역시나 Survival Africa 이다. 오전에 한 환자가 왔다. 53세 아주머니. 다양한 증상을 호소했다. 혹시나 건강 염려증이 아닐까 우려가 될만큼의 많은 증상들. 머리가아파요/배가아파요/변에서기생충발견/무릎이아파요/땀이많이나요/쉽게힘들어요/심장이불규칙적으로뛰어요 - 복잡하다. 사실 이러한 증상들을 영어로 적힌 차트를 보고, 하나하나 다시 다 문진한 생각을 하면.. 더보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40) 날짜는 기억하기 쉬운 10월 10일이다. 특별한 일들은 없다. 단지 조금 특별한 일이라면, 진료소에서 예진 및 통역등으로 도움을 주던 핀들레가, AIDS환자 교육 및 간호 교육을 받으러 3달간 시내로 갔다는 사실, 그 덕에 다른친구가 진료소에 도움을 주러 온 첫날이었다. 그래도 다행히도 영어는 구사해서 별 어려움은 없었지만, 역시 첫날이라서 그런가 일처리가 미숙하고 빠릿빠릿하지 못하다. 내가 예전의 핀들레에게 적응이 되어 있었던것 때문일까? 아니면 객관적으로 핀들레가 일을 잘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태생이 일을 못하는 사람을 좋아할수없는 내 성격때문일까? 몇몇 버벅 대는 모습을 보며 속이 터지는 내모습을 보곤했다. 사람이 일을 못 할 수도있고, 처음이니까 버벅 거릴 수도 있는 것인데, 가장 못 참는것은,.. 더보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39) - 외전; 생각정리 -카풍아 진료소에서의 일이라기 보다는 개인적인 생각의 정리입니다. 사적이며 기독교적입니다. 며칠전부터 머리속을 지배하고있던 고민들이 정리되어가는 기분이다. 사실 나의 이런 쭈구리 모드를 보고 여러분들이 응원과 격려를 주셨는데, 사실 그런것과 상관없는 고민이었을까, 우선적으로 그런것으로 부터 자유로워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실 나는 지금까지 꽤나 높은 자존감을 유지 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내 자신에 대한 건강한 자아도 있었겠지만, 반면에, 내가 다른사람과 '비교' 했을 때 어떤 부분에 있어서 "그들보다 뛰어나다. 어디에 뒤지지 않는 다"라는 전제 조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니까, 다른 사람이 잘하고 내고 못하는 부분에서 분명히 난 열등감이나 뒤쳐짐에 대한 분노 등이 있었지만, 평가의 부분에 있어서 그 .. 더보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38) 어제밤에 잠이 들기 전에는 개들이 짖어 대더니, 오늘 아침에는 닭이 울어댔다. 드디어 스테레오 돌비 서라운드로 울려대기 시작했다. 닭이 우는 시간은 5시 30분정도, 동이 틀무렵은 5시 가량이고, 5시 30분이면 이미 밝다. 그러니까, 밝아지면 닭들이 울기 시작한다. 그리고 내 방이 닭장과 무려 3m 정도나 떨어져있기 때문에, 그 닭의 소리를 너무나 잘 들을수 밖에 없다. 스와지의 시간대는 섬머타임들어간 유럽중앙시와 동일하지만, 실질적으로 생활시간은 두시간정도 빠르지 않나싶다. 어짜피 이들은 해가 지고나면 전기가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의 생활이 힘들어 보이니까- 5시30분에 일어나서 두시간정도 침대에서 뒹굴다가, (정확히 이야기를 하면 트위터를 하다가 ) 일어나서 방문을 열었다. 정확히 하늘에서 .. 더보기
Kaphunga 진료소 일기 (37) 아침 6시만 해도 해가 뜨고 따듯한 날씨더니 갑자기 7시 30분이 되니까 비가 내리쳤다. 그리고 8시 날씨가 매우 추워지고 바람이 불고 구름이 떳다. 쌀쌀한 날씨다. 어제만 하더라도 봄이니 뭐니 이런 이야기 하면서 왔는데- 이거 참 뭐니 날씨가 추워서 일까, 진료소에 환자들이 없었다. 역시 비가오는날은 비를 맞거나 또는 우산을 쓰고 서라도 나오는데, 비가 오는날은 다들 방에만 있나보다. 종종 진료소에 오는 환자들은 모피코트라든지, 롱코트라든지, 또는 담요등을 뒤집어 쓰고 온다. 그리도 추울까, 무슨 시베리아 한복판 폭설이 내리는곳에 있는 것도 아닌데, 이들을 보고있자면 그런 기분이 든다. 뭐 근데 너무나도 더워서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런 날에도 이친구들은 긴옷입고 잘 돌아다니는것 보면 각자의 뇌하.. 더보기